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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힘 | #6. 갈망의 생리학: 단순히 의지력 부족이 아닙니다.

긍정닥터 이경실 2023. 9. 2. 07:00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을 둘러싼 일반적인 이야기 중 하나는 결국 먹게 되는 행동을 마치 굴복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의지력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렇게 단순한 관계는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무의식과 복잡한 생리학적 과정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갈망 (Craving) vs. 배고픔 (Hunger): 둘의 구별

갈망을 이해하기 전에 갈망과 배고픔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고픔은 에너지와 영양분이 필요하다는 우리 몸의 신호인 생리적 욕구입니다. 배고픔은 보통 배가 꼬르륵거리거나 쓰리거나, 어지럽고 짜증이 나는 등의 신체적 증상을 동반합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든 먹게 되면 해소됩니다. 반면에 음식에 대한 갈망은 특정 유형의 음식에 대한 강렬한 욕구이며, 얼마나 최근에 먹었는지 또는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와는 관련이 없이 “그 음식”을 먹어야 해소가 됩니다.

 

 

갈망의 신경학적 뿌리 

뇌는 음식에 대한 갈망의 발생에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뇌의 보상 시스템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쾌락을 추구하는 행동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설탕, 지방 또는 염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뇌는 이러한 음식을 쾌락 및 보상과 연관시켜 앞으로 이러한 음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해마(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와 편도체(감정과 관련된 부위)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케이크로 축하하거나 아이스크림으로 위안을 얻는 등 특정 음식과 관련된 긍정적인 경험이 있을 경우, 이러한 기억은 비슷한 감정적 상황에 처했을 때 음식에 대한 갈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몸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 뇌에 미치는 영향

식사와 관련된 몇몇 호르몬은 뇌에 작용합니다. 이로 인해 우리 식습관이 정해지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호르몬이 그렐린 (Grhelin), 렙틴 (Leptin), 인슐린 (Insulin)입니다.

 

 

그렐린은 흔히 "배고픔 호르몬"이라고 불립니다. 위장에 음식물이 없을 때 분비되어 뇌에 음식물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렐린의 신호를 받은 뇌는 ‘배가 고프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듭니다. 식사 전 최고치이며, 식사 1시간 후 최저치가 됩니다. 그렐린이 너무 많이 나오게 되면 기름지거나 염분이 많은 식사를 먹고 싶어집니다. 여러분도 적당히 배고플 때는 샐러드나 견과류로 허기를 달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라면과 김밥, 족발, 피자나 햄버거 메뉴가 머리 속에 떠오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 식욕이 바로 그렐린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런 그렐린은 무엇이든 음식물이 위장으로 들어오면 분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렙틴은 흔히 “포만감 호르몬”이라고 불립니다. 우리 몸에서 지방조직에서 분비하는데, 식사를 시작한 지 20분 경부터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천천히 먹는 사람들이 살이 잘 찌지 않는 이유도 먹는 중에 렙틴이 나와 덜 먹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론상 렙틴이 많이 나오면 포만감이 높아 덜 먹어야 합니다. 렙틴은 지방조직에서 나오므로 지방조직이 많은 비만한 사람은 포만감이 있어 적게 먹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렙틴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너무 많이 나오게 되면 뇌는 그 신호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렙틴 저항이 생깁니다. 비유를 들자면, 잔소리를 계속하면 나중에는 무감각해지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가속시키는 것이 가공식품의 섭취입니다.

 

인슐린은 흔히 “지방저장 호르몬”이라고 불립니다. 우리 몸에 필요 이상으로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나오고, 인슐린의 신호를 받은 장기들은 혈당을 받아들여 사용하거나, 지방으로 바꿔 저장해 놓습니다. 그 결과 혈당은 떨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혈당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정상적인 대사이지만 그 폭이 크게 되면 신경전달물질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혈당스파이크라고 불리는 급격한 혈당 상승은 도파민 방출을 자극하고 인슐린 작용으로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면 피곤하고 우울한 감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불규칙한 식사 패턴이나 정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단으로 인해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변하는 혈당 롤링이 누적되면 기분 변화가 발생하고 음식에 대한 감정적 식사를 하게 됩니다.

 

정서적 및 환경적 유발 요인

마지막으로, 환경과 감정 상태도 강력한 유발 요인입니다. 스트레스, 지루함, 외로움, 심지어 TV에서 유혹적인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음식에 대한 갈망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발 요인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것은 음식 욕구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나 자신에 대해 평가보다는 공감을

식욕의 다면적인 특성을 이해하면 나 자신을 평가하기 보다는 공감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생깁니다.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술을 마시거나 디저트를 즐길 때 의지가 없다고 나 자신을 평가하기 보다는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환경적인 요인이나 심리적인 요인 등을 생각하고 나 자신의 행동에 공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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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닥터 이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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