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과 채소 섭취와 관련한 연구는 어떤 것이든 건강에 유익하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물론이고, 심장병이나 중풍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 암, 사망 등 치명적인 질병의 위험을 낮추는데도 매우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죠.
저도 진료 현장에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라고 이야기하고요. 그런데 과연 하루에 얼마 만큼이 유익한 것일까요? 많이 먹으면 많이 먹을수록 좋을까요? 실제 미국 고혈압학회에서는 하루에 8회 정도 먹으라고 권고하는데, 제가 먹어보니 배가 너무 불러서 지키기가 어렵더라고요. 과연 이렇게 많이 먹어야 할까??
그런데 얼마 전에 과일과 채소를 가장 가성비 있게 먹는 양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 있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이 전 세계 성인 약 200만 명을 최대 30년간 추적관찰한 코호트 연구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에서 수명 연장을 위한 최적의 과일 섭취량은 하루 2회, 채소 섭취량은 3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일은 하루에 두 번, 채소는 매 끼니마다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매 끼니마다 채소 2종류 이상, 과일 1~2회 섭취를 권장하는 한국영양학회에서 권장하는 식생활 지침과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하루 과일 2인분과 채소 3인분'을 섭취하는 사람은 과일과 채소를 합쳐서 2인분을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13% 낮았습니다. 뇌졸중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의 사망 위험은 12%, 암은 10%,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호흡기 질환은 35% 더 낮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과일과 채소가 건강에 똑같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팀은 옥수수와 감자 같은 전분 식품과 가공 과일 주스는 사망률 감소 또는 특정 만성 질환의 위험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반면 시금치, 케일과 같은 녹색 잎채소, 감귤류, 베리류, 당근 등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은 분명한 이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과일 2회, 채소 3회? 무슨 의미일까요? 영양학에서는 식품군별로 1회에 먹는 적정량을 제안해 놓았습니다. 그 양을 1회 제공량 (1 serving)이라고 합니다. 채소와 과일은 각각 1회 제공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채소는 약 15kcal에 해당하는 양으로 생채소는 대략 70g에 해당하고, 익히거나 조리한 채소는 대략 40g에 해당합니다. 눈대중으로는 쉽게 아는 방법은 잎채소는 두 손바닥에 들어오는 양이고, 그 외 채소들은 한 손바닥에 들어오는 양입니다.
과일은 약 50kcal에 해당하는 양으로 생과일은 대략 100g에 해당하고, 말린 과일은 15g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눈대중으로 쉽게 아는 방법은 생과일은 한 손바닥에 들어오는 양입니다. 말린 과일은 소주잔에 들어가는 정도의 양입니다.
이 양으로 채소는 하루 3번, 과일은 하루 2번 먹으면 건강을 챙길 수 있습니다!
★긍정닥터 이경실 ★
가정의학 전문의, 식품영양석사, 의학박사
라이프의원 원장, KS 헬스링크 연구소 소장
(前)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건강증진센터 교수
(前) 에스터포뮬러, 메디스턴 메디컬푸드 R&D 연구소장
[참고 논문] Wang DD, Li Y, Bhupathiraju SN, Rosner BA, Sun Q, Giovannucci EL, Rimm EB, Manson JE, Willett WC, Stampfer MJ, Hu FB. Fruit and Vegetable Intake and Mortality: Results From 2 Prospective Cohort Studies of US Men and Women and a Meta-Analysis of 26 Cohort Studies. Circulation. 2021 Apr 27;143(17):1642-1654. doi: 10.1161/CIRCULATIONAHA.120.048996. Epub 2021 Mar 1. PMID: 33641343; PMCID: PMC808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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