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노화, 다이어트

스트레스, 피로, 노화의 악순환

긍정닥터 이경실 2023. 5. 13. 12:35

 

스트레스와 피로는 우리를 더 빨리 늙게 만들고 이는 더 큰 스트레스와 피로를 가져온다.

 

스트레스는 인간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우리 몸은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대처하고 대응하기 위해 복잡한 메커니즘을 진화시켜 왔다. 스트레스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 잘 알려진 생리적 반응 중 하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잘 알려진 “투쟁-도피 반응”이다. 이 반응은 감지된 위협이나 도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우리 몸을 준비시키는 자동적이고 신속하며 보호적인 반응이다. 투쟁-도피 반응의 복잡성, 진화적 중요성, 이 과정에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를 생각해 보자.

투쟁-도피 반응의 진화적 중요성

투쟁-도피 반응은 우리 조상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진화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포식자나 환경적 위험과 같은 즉각적인 위협에 직면했을 때, 우리 조상들은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빠른 생리적 반응은 위험을 피하고, 자신을 방어하고, 도전을 극복할 가능성을 높여준 것이다. 

 

https://cbt4panic.org/anxiety-symptoms-stem-from-the-very-helpful-fight-or-flight-response/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요인들은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달라졌지만, 투쟁-도피 반응은 여전히 우리 몸의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의 필수 요소로 남아 있다.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반응은 업무 마감일, 대중 연설, 또는 대인 갈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

 

https://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1840.html

 

투쟁-도피 반응의 생리학

투쟁-도피 반응은 우리 몸에서 생리적 변화를 시작하는 신경 및 호르몬 과정의 복잡한 상호 작용이다. 이 반응은 주로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 SNS)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ypothalamic-pituitary-adrenal, HPA) 축의 두 시스템에 의해 조절된다.

교감 신경계의 활성화

교감신경계는 자율신경계의 한 부분으로 투쟁-도피 반응을 시작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위협을 감지하면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아몬드 모양의 뇌 구조인 편도체가 시상하부에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시상하부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과 노르아드레날린(노르에피네프린)을 포함하는 카테콜아민이라는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방출한다.


이러한 카테콜아민들은 우리 몸의 혈액을 돌아 전신으로 퍼지고, 그 신호를 받은 각 장기는 투쟁-도피 반응을 할 생리적 변화를 시작한다.
심장의 심박수 및 혈압 증가: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은 심장을 자극하여 심박수와 혈압을 올린다. 이를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근육과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에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한다.
폐의 세기관지 확장: 폐의 기도가 확장되어 한 번에 들어오는 산소 섭취량이 증가하고 호흡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혈류의 재분배: 투쟁-도피 반응에 필요한 장기에는 혈류 공급이 더 많아지고, 투쟁-도피 반응에 덜 필요한 장기에는 혈류 공급이 줄어든다. 즉, 싸우거나 도망가기 쉽게 근육과 심장, 폐에 혈류가 많아지고, 소화와 배변을 담당하는 위장관과 생식기에는 혈류가 줄어들게 된다. 
에너지 자원의 동원: 간과 지방세포에 저장되었던 에너지 원료인 포도당과 지방이 방출되어 신체에 빠른 에너지원을 제공한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활성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은 투쟁-도피 반응의 또 다른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시상하부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 CRH)을 방출하여 부신피질자극호르몬(adrenocorticotropic hormone, ACTH)을 분비하도록 뇌하수체를 자극한다. 이 때 분비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은 부신 피질에 작용하여 스트레스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생성 및 방출한다.

코르티솔은 앞서 언급한 교감신경계에 의해 시작된 생리적 변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추가적으로 두 가지 기능을 더 촉진하게 된다.
혈당 수치 상승: 코르티솔은 간에서 포도당신생합성을 촉진하여 혈당을 올리고, 높은 혈당은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쓰인다.
면역 체계 반응 억제: 코르티솔은 투쟁-도피 반응 동안 면역 체계에 에너지를 쓰지 않게 면역 세포들의 작용을 억제한다.

투쟁-도피 반응의 해소

인지된 위협이나 스트레스 요인이 해결되거나 제거되면 신체는 다시 대사과정을 통해 스트레스 자극 이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간다. 이 회복 단계는 이완과 회복을 촉진하는 부교감 신경계(parasympathetic nervous system, PNS)에 의해 지배된다.

부교감 신경계는 다음을 통해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장 운동의 안정화: 혈압과 심박수 저하
폐의 안정화: 기관지를 정상 상태로 수축시키고, 규칙적인 호흡 패턴으로 회복
혈류 재분배: 소화기 및 생식기 계통으로 되돌리기

부교감 신경의 작용 외에도 HPA 축 활동이 감소함에 따라 코르티솔 수치가 점차 감소하여 면역 체계가 정상 기능으로 돌아간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요인이 해결되면 염증을 줄이고 치유를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현대 생활의 투쟁-도피 반응

투쟁-도피 반응은 우리의 진화 역사 전반에 걸쳐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고, 잘 적응한 유전자만이 현대에 살아남았다. 하지만 외부 자극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특성은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문제가 될 때가 많다. 전에 없이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출퇴근 교통 지옥, 높은 업무 로딩, 그리고 대인 갈등과 같은 다양한 압박을 받으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이 하나 하나의 자극에 우리 몸은 여전히 투쟁-도피 반응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된다. 투쟁-도피 반응의 해소없이 다양한 자극으로 만성적 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투쟁-도피 반응의 만성적 활성화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건강상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작성자: 이경실 (가정의학 전문의, 의학박사)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