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신은 매우 고귀하고 상위에 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몸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니까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신체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하는데, 체력이 되면 저절로 관대해집니다. 음식도 상당히 영양을 주는데 감정에 영향을 주는 음식을 소개해 드립니다.
정제탄수화물과 조미료가 많은 음식은 더 우울하게 만듭니다.
스낵과 음료간식, 배달음식을 많이 먹으면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첫째, 초콜릿, 캔디, 가당음료는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식품들은 직후에만 기분이 나아지고, 거의 바로 다시 기분 저하가 나타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다시 그 달달한 식품들을 찾게 됩니다. 점점 탄수화물 중독 (Carbs craving)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 초콜릿과 감정에 대해 인체적용시험을 한 연구가 있습니다 [1]. 그 연구를 보니, 기분이 나쁠 때 초콜릿을 먹으니까 실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그 기분좋음이 3분 정도 유지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괜찮거나 좋을 때 초콜릿을 먹는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더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나쁜 탄수화물이라고 하는 정제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당독성 (glucotoxicity)로 작용해서 만성염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술처럼 중독될 수 있습니다 [2]. 결국 식사 후 급격한 혈당 상승이 세로토닌 증가로 이어져 기분상승을 유도할 수 있으나, 인슐린의 작용이 지속되면서 혈당의 급격한 상승은 필연적으로 혈당의 급격한 하강을 유발합니다. 이렇게 혈당 변동성이 큰 자체로 기분의 불안정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단에서 식후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것은 단순탄수화물 뿐 아니라 나트륨이 많은 국물요리도 포함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배달음식입니다. 나트륨과 국물이 많은 배달음식들 또한 식후혈당을 올리고, 탄수화물 중독을 만들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기분이 좋아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분저하를 유발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탄수화물을 완전히 줄이는게 기분상승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모든 탄수화물을 과하게 줄이는 것은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합니다. 결론적으로 정제탄수화물과 같은 단순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식후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복합탄수화물로 대체했을 때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올릴 수 있습니다.
좋은 지방을 적게 먹으면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
좋은 지방을 적게 먹는 것은 우울, 양극성장애, 자살 위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방섭취 비율을 41%에서 25%로 줄여 1달간 살았을 때 짜증과 적대감 증가했다고 보고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즉, 무분별하게 지방섭취를 줄이면 좋은 지방까지 먹지 않게 되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적절한 지방섭취는 통증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특정 영양소들도 있습니다.
영양소 단위로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좋은 지방을 채울 목적으로 오메가3를 복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우울증 환자들에서 엽산과 비타민 B12의 저하가 빈번하게 관찰됩니다. 비타민 B6도 우울증 관리에 도움이 되는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효과적입니다. 허브차도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데, 특히 카모마일이 불안과 불면이 함께 있는 환자에서 도움이 됩니다. 엽산과 비타민 B6는 과일과 채소에 많고, 비타민 B12는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와 생선에 함께 들어 있는 비타민입니다. 돼지고기 수육을 다양한 채소 쌈에 싸먹고, 간단한 과일에 캐모마일 차를 드신다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죠.
세인트존스워트도 우울증 관리에 도움이 되는 성분입니다. 우리 몸에 들어와서 대사 과정이 우울증약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도 우울증이 있는 경우, 폐경 이후 우울감이 시작되는 경우 활용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효과가 있으려면 꽤 고용량을 먹게 되는데, 영양치료분야에서는 하루에 900mg을 먹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인트존스워트는 다른 약과 상호작용이 많은 약제이기 때문에 디곡신, 와파린, 스타틴, 코로나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드실 때는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우울감 예방을 위한 식사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International Society for Nutritional Psychiatry Research (ISNPR)에서 나온 것으로 크게 5가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3].
첫째, 각 나라의 전통식사를 하십시오. 지중해식과 일본식을 예로 들긴 했지만 우리나라 전통식사도 충분히 좋은 식단이기 때문에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올리브유보다 들기름이 영양가는 더 높습니다. 다만 올리브유만큼 연구보고가 없을 뿐입니다.
둘째, 과일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섭취를 매일 하십시오. 즉, 좋은 탄수화물와 좋은 지방을 섭취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셋째, 오메가3가 풍부한 식사를 하십시오. 오메가3는 좋은 기름의 대표입니다.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라고 하면 보통 올리브유와 연어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들기름과 고등어도 오메가3가 많습니다.
넷째,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빵, 달달한 간식들을 줄이십시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제탄수화물과 당류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당뇨를 유발할 뿐 아니라 우울증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건강에 안 좋은 식품을 좋은 식품으로 대체해 나가십시오. 스낵 대신 삶은 달걀, 달달한 믹스커피 대신 아메리카노, 배달음식보다는 집밥과 같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변경해 나가 보세요.
참고문헌
1. Macht M, Mueller J: Immediate effects of chocolate on experimentally induced mood states. Appetite 2007, 49(3):667-674.
2. Lustig RH, Schmidt LA, Brindis CD: Public health: The toxic truth about sugar. Nature 2012, 482(7383):27-29.
3. Opie RS, Itsiopoulos C, Parletta N, Sanchez-Villegas A, Akbaraly TN, Ruusunen A, Jacka FN: Dietary recommendations for the prevention of depression. Nutritional Neuroscience 2017, 20(3):16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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